남편이 발목 수술을 해서 일주일 동안 병간호를 했다.
2인실에 있어서 남편이 잠든 사이 짬을 내어
모처럼 책을 읽었다.
'연을 좇는 아이'를 동료샘에게 추천했더니
이 책을 추천해주어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다.
세계사를 배울 때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4계급을 외웠던 기억이 날 것이다.
제일 높은 계급은 브라만(성직자,학자) 그 다음 계급으로는 크샤트리아(귀족,왕족)
바이샤(상인,농민) 수드라(노예) 이다.
이 4계급에 속하지 못하는 천민중의 천민인
불가촉천민이 있다는걸 인도여행 전에 여행 준비하면서 알았다.
불가촉천민들은 그들의 침이 땅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목에 침을 담는 오지그릇을 걸고 다녀야 했고
발이 닿는것 조차 더럽다 하여
엉덩이에 빗자루를 매달고 다니면서
발자국을 쓸고 다녔다고 한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너무나 깊게 뿌리 박혀있어
지금도 말끔히 사라지지 않고 되풀이 되고 있는데
이 뿌리깊은 카스트 제도에 처음 항거한 사람은
인도에서 간디와 함께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불가촉천민의 아버지로 불리는 암베드카르 라는 박사이다.
그는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운 좋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1927년 ‘개나 돼지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마실 물도 얻어먹을 수 없는 이 땅을 조국이라 부르겠는가’라며
투쟁을 벌였고 여성과 천민의 자유와 권익을 헌법에 명문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천민 1만 명을 이끌고 상수원 저수지로 몰려가
물을 마심으로써 ‘천민의 물 마실 권리’를 세상에 선포했으며,
50만 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신분제의 근원인 힌두교를 버리고
불교로 개종하기도 하였다.
1956년 이루어진 이 개종식은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단일 개종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가촉천민은 사원에 들어가 신에게 기도를 드릴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그림자가 사원에 드리워져 신성한 곳이 더렵혀진다고 믿고 있었다.
이후에도 신분차별과 힌두사원 출입제한에 반발하는 불가촉천민들의 개종이 뒤를 이었다.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 불가촉천민은 자신들의 운명을
전생의 죗값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의 비천한 처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세에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천한 신분과 핍박, 굴욕을 견뎌냈다.
하지만 암베드카르는 교육과 세력, 민주주의를 통한 자유와 평등을 주장했고
불가촉천민들은 깨어나기 시작했다.
저자의 아버지는 불가촉천민임에도 불구하고 암베드카르 영향을 받아
자신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교육시키는 깨어있는 사람이다.
그 교육의 혜택을 입은 어린 소년은
이제 인도를 이끌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 소년이 바로 《신도 버린 사람들》의 저자 나렌드라 자다브이다.
교육의 힘으로 신이 정해주지 않은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써낸 것이다.
난 이런 자전적인 성장 소설이 좋다.
역경을 이겨낸 성공스토리는 전부다 해피엔딩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경을 이겨내면 반드시 밝은 미래가 열린다는 꿈을 꿀 수 있게 만들기에...
지금 처지가 암울하다 해도
언젠가는 환한 미래가 다가올거라는 확신을 심어줄수 있기 때문에...
그런 교육철학으로 가르치고 싶기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은 한 마디
“내 운명에 손대지 마라. 내 운명은 신이 아니라 내가 만든다.”
사진은 인도여행시 만난 노동자급의 인도남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