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책을 읽다

오래된 농담

올레리나J 2009. 10. 13. 15:24

부천이동버스 도서관에서
박완서란 소설가의 이름만 보고 빌려
하루 저녁 심심풀이로 단숨에 읽은 책.

소설의 전체적인 배경은
소위 말하는 상류층 집안
그 사회 사람들의 감춰진 추악한 모습과
행복하지 않은 생활을 보면서
내심 소시민의 사소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가정의 남편이자
두딸의 아버지인 심영빈은
중년의 나이에 우연히 이혼한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여동생 영묘는
재벌가 큰아들과의 결혼으로 두아들을 얻고
전혀 다른 새로운 가정에 억지로 적응하고 있지만
곧 남편의 암으로 인한 사망과
시댁식구들의 냉정한 현실주의에
희생이 될 뻔한다.

영빈은 결국 아내의 아들 임신으로 인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고,
영묘는 뜻밖에 큰오빠의 도움으로
미국행 유학길에 오르고
아들들을 지키게 된다.

자본주의의 부산물인 부의 문제,
필요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돈의 위력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치사해 질 수 있는지는
영묘의 시댁 식구들을 통해 나타난다.

가족의 이름으로 얽히는걸 혐오했던
큰 오빠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결국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것을 통해,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벗어나고 싶은 관계일지라도
가족으로 운명지워진 이상
그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그리고 나의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자운영의 일상 > 자운영 책을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퀴즈쇼  (0) 2009.10.13
애들아,힘들면 연락해  (0) 2009.10.13
연을 쫓는 아이  (0) 2009.10.13
당신,거기 있어줄래요?  (0) 2009.10.13
리진  (0)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