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교단일기

선생님, 참 잘 어울리시네요

올레리나J 2010. 4. 3. 13:56

 

요즘 사회시간에 조상들의 의식주를 가르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의생활 편인데 여름의 모시,삼베 한복에

겨울의 무명, 비단의 만드는 과정.

생활한복도 나왔길래 아침에 일부러 한복을 입고 왔다.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샘, 오늘 무슨 날이세요?"

'어찌 니들이 내 심오한 뜻을 알리오.'

 

다른 반 아이들까지 내 옷을 구경하러 온다.

"3반 선생님, 참 잘 어울리시네요."

울반 녀석들과는 비교도 아니되게 예절이 바르다.

아니다.

울 반 아이들은 내 화려한

패션 세계에 이미 빠져들어버려

할 말이 없는게다.

ㅋㅋ

 

 

때론 지나치게 열정적인 내가 나도 싫다.

그래서 스트레스성 위장병으로

요즘 고달픈 약의 세계에 다시 들어왔다.

 

시부모 모시고 산 10여년을 위장병으로 고생하다

한 3~4년 완벽하게 나았는데 다시 시작됐다.

학교에서 지나친 업무와 고학년 녀석들의 특성 때문에

하루도 잔잔한 미소로 마감한 적이 없으니......

공부도 적당히 가르키고 교실도 적당히 꾸미고

뭐든 남들만큼 적당히 하면 좋으련만.......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혼자 열심이니

이것이 바로 욕심 아니겠는가?

 

난 지금 비우는 수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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