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타이거즈가 소총에서 대포 홈런으로 살아나고 있고
15일 목동구장에서 나온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난타전으로 예고된
'핸드볼 스코어'인 '22-17'의 스코어까지....
내가 처음으로 야구를 접한 건
80년대초 선동렬이 활약하던 고교야구를 TV로 보면서이다.
보니까 저절로 규칙을 알게되었고
프로야구가 생기면서 무등경기장으로 야구를 보러 다녔다.
햇살이 넘어가는 황혼 무렵의 경기장은
왜 그리도 예쁘고 신선함을 주었던지...
그때 처음 파도타기 응원을 해보았고
그 열기와 활력에 푹 빠지기도 했었다.
경기침체로 야구의 열기가 사라지고
최강 해태가 기아로 약해지면서
나의 열기도 식었다.
인천 상륙 후 어린 아들들 데리고 간간이 야구장에 소풍가 듯 하다가
야구장의 그 분위기가 그립기도 하고
목동 구장이 가까워 남편따라 작년에 이어
엊그제 타이거즈 응원하러 갔다.
발랄 상큼한 치어걸들의 율동과
갖가지 응원 구호들!
그 중에서도 투수 견제시 내지르는 짧고 재미난 구호
전통의 강호 KIA는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야∼ 아야∼ 아야∼ 날샌다.'
타자와의 대결을 채근하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SK 팬들은 '야 야 그러면 안되지∼'라며
투수를 타이르는 설득형 견제 응원을 펼친다.
대전 연고인 한화 팬들은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로
'뭐여∼뭐여~'를 2회 반복한다.
LG 홈 경기에선 '떽 떽 앞으로 던져라
두산은 어~허!어~허
롯데 : 마! 마! 마! 견제구를 던지지 말라는 의미의
'하지마'가 줄어 '마'가 됐다는 주장
여하튼 경기보다 응원하는 재미가 더 쏠쏠타.
요즘 만루 홈런포를 치는 김상현이 나오면 '만!루!홈!런!을 외치고
또 외치는 대로 되고..
최희섭은 무조건 홈런을 연호한다.
60년생의 이종범은 80년생들과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1루쪽 3루쪽 내야,외야로 자리를 바꾸어가면서
관전하면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두 아들한테 야구장 데이트도 괜찮겠더라고 일러주었다.
어련히 알아서들 할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