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앨범

인천 국화꽃 축제

올레리나J 2009. 11. 7. 21:58


몸을 태워서 날려 보내나? 바람 타고 온 황홀한 향기가 내 몸을 적십니다.



한 점 티끌도 버리고 삶에 찌든 머리도 하얗게 비우고 국화속으로 들어갑니다.



사람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 듯 꽃도 다 같은 꽃은 아닙니다.



물불 가리지않고 부나비처럼 열정에 휩쌓일 때는 빨간 장미 향에 취했었지요.



사계절 중 가을 만큼 살아온 지금 가을을 닮은 이 꽃이 너무나 좋습니다.



어릴적 울타리에 흰들국화가 잔뜩 피어있었습니다.대국보다 훨씬 향이 깊고 그윽했지요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국화를 만날 때마다 저절로 읊어지는 시.....어디 소쩍새,천둥만 울었겠습니까?



멧비둘기도 섧게 울었고 여름 뻐꾸기도 절절하게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나도 울었습니다.



그래서 피워낸 국화입니다.뭐니뭐니해도 가을맛은 국화입니다



봄의 생동감을 거쳐 여름의 찬란함을 지나 이젠 인생을 관조하게 만드는 이 가을...



어제 같은 오늘을 살고 내일은 ? 또 오늘 같은 내일을 살겠지만

그리고

결코 그렇게는 살지 않겠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야지요..다시는 올 수 없는 오늘이니까요.



누군가는 인생이란 하루를 사는게 아니라 견디어 내는 것이라던데 ...



그래 어쩜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삶 자체가 고행이면서도...



또 살아볼 만하지 않습니까? 희노애락이 양념처럼 섞이고 또 섞여 맛있는 인생이란 훌륭한 요리가 완성되니까요



치열하게 살든, 아님 하루를 견디어내든 이 느낌의 가을은 다시 오지 않겠지요



새빨간 칸나와 세인포티아의 붉은 빛이 화려함을 더합니다.



지난 여름 유난히도 뜨거운 태양을 견디어낸 연꽃은 국화에 밀려 지고 있습니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하기사 가을 국화도 무서리가 내리기도 전 벌써 빛을 잃어가고 있더라구요



어느 축제를 가든지 꼭 형상화 되어있는 하트..사랑이 제일인가 봅니다



친구들의 가을은 어떻게 깊어져 가는지...



갑자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국화를 닮고 싶었나봅니다..노랑 코스모스



강화도에 가는 길에 잠깐 들리자해놓고 아예 눙쳐앉았습니다..돌아오는 길은 느낌표 한아름 안고 왔습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다시 읊조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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