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앨범

하늘공원 억새

올레리나J 2009. 11. 7. 21:56

가을이 왔다..머리에 쏟아지던 이글거리는 햇살을 무사히 받아내고
유난히도 길었던 여름을 아우성치며 보내려 했던...그러나 가기 싫다며 징징거리던
그 초록의 계절을 털어버리고 자 이제 난 떠난다.


멀리는 못 가고 내가 짧게 살았던 전라도 장흥과 이름이 같은 경기도 장흥으로!


모든 남자들의 로망, 할리 데이비슨의 중후한 저음...가을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장흥 아트파크....


빨,노,파의 자그마한 미술관 그리고 앞마당의 조각품들..이른 아침의 고요...


홍옥..탐스런 가을 색이다...사각사각 달큰한 육즙...


하늘 공원...민둥산 가려고 벼르다 놓치고 너라도 만나야겠다.


등 뒤에선 가지 말라 잡고 앞에서 빨리 오라 손짓하니 어찌해야 하나요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김용택 시인의 노래도 불러보며 찬란한 햇살에 몸을 맡깁니다


참을 수 없는 내 존재의 가벼움이 깃털같은 하얀 억새를 닮았구나.


그리하여 실바람에도 훠이훠이 날아가겠구나


그래서 자유롭겠구나...


가을 바람 소리에 소원을 적어 날려 보내라..


서걱서걱 울먹이던 그들의 사랑도 훠이훠이 날려 보내려나......


그들도 한때는 사랑이 빛나던 찬란한 시기가 있었을거라고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거라고....


코스모스에 스미는 바람도 갈바람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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