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나라/방방곡곡

전남 순천 선암사,순천만 그리고 남산

올레리나J 2009. 11. 7. 21:55

추석연휴 전전날 시댁인 벌교 가는 길에 작정하고 선암사에 가기로 했다.
새벽녁에 도착해 송치재 트럭 휴게소에 차를 세워 놓고 잠을 잤다.
난 그 전부터 잠이 들어서 일어나보니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선암사 올라가는 아름다운 숲길을 7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초입에 전통 야생차 체험관이 있었다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선암사는 무지개 모양의 다리인 승선교가 유명하다


보물 400호인 승선교에 앉다


남편과 함께...


선암사 약수를 마시며 정호승님의 시 한수를 떠올린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눈물이 나서 선암사에 온 것은 아니지만 맘이 더없이 평온하고 행복이 충만했다


이렇게 맘속의 먼지도 말끔히 쓸어내어서일까?...


선암사 산책을 마치고 벌교 가는 길에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시댁에 들러 인사하고 아침 먹고 고흥만 방조제에서 바람 맞다


고흥 방조제의 메밀밭


오후엔 순천만 갈대숲에 있었다.습지 박물관 앞


갈대밭과 하늘과 구름...


보트를 타고 습지를 돌아볼 수도 있었지만 가격이 1인당 7천원인가? 비싸다...


남편이랑 ...


아직은 더웠지만 바람은 그래도 솔솔거렸다


비상


눈으로 보지 말고, 귀 기울여 들어보라


숨 한 번 크게 쉬며, 가슴으로 담아보라


물소리,새소리,바람소리... 시원스레 갯벌 파도 함께 일렁이는 갈대숲의 길고도 깊은 이야기들....


용산전망대 표지판... 산꼭데기까지 올라가는데 1킬로


1킬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순천만은 아름다웠다


완벽한 S라인의 수로에 배 한척이 잔물결을 가르며 지나간다


용산 전망대에 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함인지 보트가 그냥 지나가는게 아니라 S라인을 그리며 간다


해가 떨어지는 일몰을 보기 위해 기다리며 정호승 님의 '갈대'라는 시를 읽는다


오늘도 내 마음이 무덤입니다
헤어지는 날 까지 강가에 살겠습니다
들녘에 개쑥이 돋고
하루하루가 최후의 날처럼 지나가도


쓰러질 수밖에 없었을 때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눈물을 다하고 마침내 통곡을 다하고
광야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아도


누가 보자기를 풀어
푸른 하늘을 펼쳐놓으면
먼길을 떠나는 날 이 아침에
오늘도 내 마음이 무덤입니다


내가 아직도 강변에 사는 것은
죽은 새들이 내 발밑에서 물결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 아무도 살지 않는 강변에 사는 것은
실패도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강한 자가 이긴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것이라는
죽은 새들의 정다운 울음소리를 들으며 온종일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의 삶이 진정 괴로운 것은
분노를 삭일 수 없다는 일이었나니


내가 아직도 바람 부는 강변에 사는 것은
죽은 새들이 날아간 하늘에
햇살이 빛나기 때문이다.



추석 담날 서울 시누이 댁에 인사드리고 남산 투어에 나섰다


날이 맑아 시계가 훤히 트인게 넘 ㅜ좋아 따가운 햇살까지도 기꺼이 맞았다


팔각정 앞


나도 이런거 해보고 싶다..거리의 화가 케리커쳐...


방송에도 나왔다던가? 맥시코 악사가 부르는 키사스키사스....가 해질녘의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공중에 메달린 이건 무얼까?


남편과 장난치고 있는데 아들이 찍었나보다


서울 N 타워


작은 아이와


사뿐사뿐 내려오면서 나의 추석은 그렇게 갔다..그날 저녁 달은 왜 그리도 크고 밝은지...맘이 설레여서 잠이 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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