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교단일기

벚꽃 엔딩

올레리나J 2015. 4. 9. 15:53

 

 

 

우리 학교에서 유일하게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서편쪽 울타리의 개나리와 벚꽃 한그루이다.

큰 도로에 둘러싸인 학교의 지리적 위치상

식수가 어려웠겠지만

개교한 지 얼마되지 않아 큰 나무가 없다.

바쁜 일상안에 갇혀 교외로 나가지 않으면

눈으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기 어렵다.

 

 2층 우리반 교실에서 2시 방향에 있는

그 귀중한 벚꽃나무가 흰꽃을 만개했다.

창밖을 자주 내다보는 나의 렌즈에

두 여인과 두 남자가 잡혔다.

 

男心도 女心도 꽃그늘 아래서 행복해 보인다.

 

정식 선생님들은 아니다.

여인들은 돌봄교사

남자들은 캐나다 출신 원어민 교사와

공익근무요원

 

정녕 다른 선생님들은

꽃이 지기 전에

눈길 한 번이라도 줄 것인가?

 

 

 

 

 

꽃보다 청춘!

가장 빛나던 한 때!

 

 

 

 

 

너희들은 아느냐?

꽃이 피면 서글퍼지는 나의 마음을~~~

 

 

 

 

아이들을 닮은 개나리는

하나, 둘 그 빛나던 노랑을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