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새벽잠이 없는 나..
요즘의 밤은 더 길어서
새벽 4시에 깨어나는게 부지기수..
그 시간에 딸그락 거리며 집안일 하기는 그렇고
거실에 나와서 뜨거운 물한잔 마시며
신문을 보거나 책을 뒤적이곤 하는데
거실 등을 다 켜도
눈이 침침하여 글읽기가 영 불편하다.
또렷이 보이는건 신문 제목뿐이니...
눈 때문에 쉬 피로하다.
그래서 자꾸 책을 멀리하게 되고
티비 리모코을 들게 한다.
이래선 안되지...
책 읽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
신경숙 특유의 문체 때문에
그녀의 전작 소설들은 거의 다 탐독했다.
조선에 파견된 프랑스 외교관이
조선 궁녀 무희에게 반해
그녀와 함께 파리로 건너갔다는
실존 여인 리진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A4용지 한 장 반에 불과한 사실적 내용을 가지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2권의 소설로 탄생시켰다.
시대의 역동 속에서
자기만의 운명과 사랑을 만들어간
한 여인...그를 짝사랑한 홍종우,
리진은 연민이지만 일편단심 그림자 사랑인 궁중악사 강인.
그리고 여우사냥의 희생양인 된 명성황후와의 관계가 섬세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프랑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자살하는 비극으로 끝난다.
2주동안이나 리진과 만났다.
연말 모임에 눈까지 잘 보이지 않아
짬짬이 읽다보니 그녀와의 만남이 아주 길어졌지만
그녀와 만나는 동안 참 평온했다...
100년전의 그녀...
열정이 없었다면 감히 프랑스까지 갔을까?
그녀의 열정을 나도 닮고 싶다
200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