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속절없이 떠나지 않았다.
서류에 코를 박고 있어도
나를 기다려 준 것이다.
가을은 도처에서 나를 반기고 있었는데
내가 보질 못했다.
꼭 눈으로 보는게 다는 아니지 않는가!
그의 감미로운 바람결에 걸음걸이가 가벼워졌고
따사로운 햇살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나기도 했을 것이다.
그저 감사한 가을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너와 함께 황홀한 탱고를 추었다.
마알간 하늘빛을 담은 너와 부드러운 왈츠를 추었다.
가슴 벅차게 격렬한 플라멩코를 추기도 했다.
이제 너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갈 때 가더라도 조금만...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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