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내가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직업상(?) 의무적으로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자 그 교사 이름이 왜 김봉두 인지 알았다.
결국 돈봉투 아닌가?
다소 과장된 면도 많고
요즘은 그런 교사도, 학부모도, 순진한 아이들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교사 김봉두는 지각을 밥 먹듯 하는 데다
불성실한 수업 태도에 학부모와 룸살롱까지 출입하는
`불량 선생’이다.
촌지를 밝히는 걸 넘어 아예 뜯어내는 지경까지 이르러
잘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강원도 오지의 시골 학교 분교로
전근을 가게 된 김봉두.
학생이래야 올망졸망한 다섯 아이가 전부인 산내분교에서
그는 무기력하게 교편을 이어간다.
산골 학부모들의 촌지란 고작해야 더덕뿌리나 배추가 전부다.
결국 이곳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은 김봉두는
급기야 아이들을 모두 서울로 전학시키고자 한다.
김봉두의 의도적인 폐교 작전을 눈치채지 못하는
순진한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
김봉두는 그러나 대책 없는 악인은 아니다.
김봉두 역시 위독한 아버지의 병 수발을 위해 할 수 없이 촌지를 받는다(고 영화는 설명한다).
문제 교사 김봉두는 자신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시골 아이들의 넉넉한 순수함에 포섭되고
결국은 참 스승이 된다는 내용이다.
나는 교사의 첫번째 덕목이
아이들을 편애하지 않는거라 생각한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싶지 않다.
학부모의 관심의 정도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 자체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사랑이 저절로 생겨나는가하면
어떤 아이는 미움을 받으려 작정하는 아이처럼
행동한다. 물론 한,두 명이지만.
그런 아이들도 일대일로 상담하다 보면
좋은점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이 나이에 쪼그만 애들과
맨날 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참 한심하기도 하다.
하루에도 감정이 변화무쌍하다.
웃었다, 화냈다, 다시 웃다, 다시 화내고...
2003.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