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나라/방방곡곡

2016.4.28. 선운사

올레리나J 2016. 5. 6. 15:37

 

 

 

 

 

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나를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때처럼 잊는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물아,

선운산 계곡물아,

꽃이 졌다고 그리 섦게 우느냐~~

 

 

 

 

 

 

 

 

 

 

 

 

 

 

 

 

 

 

선운산은 알고 있겠지 - 김향기

    

안개를 깔고 앉아 마애불이 졸고 있다

 

조부의 젊음을 묻어 둔 도솔천에서

새벽마다 그 안개는 또 피어 올라

건조한 풍경소리를 둘둘 말아

대웅전의 용마루위에 올려 놓는다

 

어릴적 소풍와서 키를 재던

고목의 옹이자국이

  아버지의 가슴 속에 그토록 깊이 박혀

피멍울 긴 한숨마다 동백으로 피는가.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말자,다시는 울지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선운사 동백꽃 - 박남준   

 

선운사 동백꽃 보러 갔습니다
대웅전 뒷산 동백꽃 당당 멀었다 여겼는데요
도솔암 너머 마애불 앞 남으로 내린 한 동백 가지
선홍빛 수줍은 연지곤지 새색시로 피었습니다
흰 눈밭에 울컥 각혈을 하듯 가슴도 철렁 떨어졌습니다그려

 

 

 

 

 

 

 

선운사 동백꽃 - 최장락

 


선운사 동백꽃은 혼자서 피지 못하고 사람들 속에서 핀다
사람 사이에 바람 불어 눈물나는 날에는
선운사 뒤뜰에서 동백꽃이나 볼일이다
동백꽃이 댕강댕강 떨어지면 가슴에서 북소리가 들린다
둥둥거리는 북소리가 선운사 뒤뜰 숲을 돌아나와
사람들 가슴에서 서러운 집을 짓고 붉은 울음 운다
선운사에 가서는 동백에 입맞추지 말아야 한다
붉디붉은 동백에 입 맞추면 헤어진 사람이 다시 돌아와 눈물짓게 한다

선운사에 가서는 동백꽃을 줍지 말아야 한다
댕강 떨어져 나온 동백이 서러워 서러워 내내 가슴에 북소리를 내며 운다

정말 동백꽃이 피는 날에는 선운사에 가지 말아야 한다
눈물보다 아픈 동백이 가슴에 떨어져 멍들게 한다
혹, 멍든 가슴 지우려고 다시 선운사에 가거들랑
꽃보다 햇살에 더 눈부신 이파리나 보고 올 일이다.

 

 

 

 

 

 

 

 

 

 

 

 

 

 

 

      

 

 

 

 

 

 

 

 

 

 

 

 

 

 

 

 

 

 

 

 

 

 

 

 

 

 

 

 

 

 

 

 

 

 

 

선운산 도솔암 가는 길/김영남 

 

 

만약 어느 여자에게 이처럼

아름다운 숲속 길이 있다면

난 그녀와 살림을, 다시 차리겠네.

 

개울이 오묘한 그녀에게

소리가 나는 자갈길을 깔아주고

군데군데 돌무덤을 예쁘게 쌓겠네.

아침이면 노란 새소리로 풀꽃들을 깨우고

낮에는 이깔나무 잎으로 하늘을 경작하다가

천마봉 노을로 저녁밥을 짓겠네.

 

가을이 되면 물론 나는

삽살개 한 마리를 데리고 산책하며

쓸쓸한 상상을 나뭇가지 끝까지 뜨겁게 펼치겠지만

모두 떠나버린 겨울에는 그녀를 더 쓸쓸하게 하겠지?

그러나 난 그녀를 끝까지 지키는 장사송(長沙松)으로 눈을 얹고

진흥굴 앞에서 한겨울을 품위 있게 나겠네.

설혹 그녀에게 가파른 절벽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나는 그 위에 저렇게 귀여운 암자를

옥동자처럼 낳고 살 것이네.

 

 

 

 

장사송(長沙松)

 

 

 

 

 

 

 

 

 

 

 

 

 

 

 

 

 

 

 

 

 

 

 

 

 

 

 

 

 

 

 

 

 

 

 

 

 

 

 

 

 

 

 

 

 

 

 

 

 

 

 

 

 

 

천마봉 노을로 저녁밥을 짓겠다던

김영남 시인의 밥을

난 먹고 싶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 방방곡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장산의 찬란한 봄빛  (0) 2016.05.16
보리밭  (0) 2016.05.06
남이섬에서  (0) 2016.05.03
여수 여행 5. 엑스포 둘러보기  (0) 2016.05.03
여수 여행 4. 그리워서 또 다시 오동도 2.  (0) 2016.05.03